최초의 노트북은 아직은 랩탑이라는 용어가 익숙하던 시절의 486SX CPU를 탑재한 삼보 제품이었다. 전용 메모리를 사용하여 메모리 확장 제한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던데다, STN LCD라 지금의 노트북과는 격이 다른 처절한 모습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95~6년경 지하철 1호선에서 자랑스럽게 노트북을 꺼내들던 나였으니... 나름 난 척하는 모습은 가관이었다고 생각하며 웃곤 한다. 당시에 이를 구입했던 목적은 전적으로 업무 때문이었다. 우습지만 가볍지 않은 지병 덕에 군 시절의 1/3 이상을 병원에 있었던 상황이었고, 소속되어 있던 회사 상사의 일을 도와야만 하는 했기에 군사보안은 미안하게도 잠시 외면하셔도 병원에서 문서 작업을 기계처럼 쏟아냈었다. 약 1년여간 아쉬움 없이 최대한 활용했지만, 최대 업그레드한 메모리 용량이 12MB에 불과한데다 데스크탑 사용빈도가 높아지면서 처분했었다.
기종은 틀리지만 대략 이런 느낌이었다 (출처 : 인터넷 어딘가에서~)
두번째는 이후 약 10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중고로 구입했던 IBM ThinkPad 570E였다. 기획/관리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늘상 액셀 문서를 보고 있는 편이 좋다고 판단해서 몇년된 중고를 아주 값싸게 구입했었다. 당시 개발자들의 주력 PC 사양이 1~2GB RAM, 펜티엄 4 2.8C 정도 였던 것을 고려할 때 320MB RAM, 펜티엄2 450MHz 사양은 아주 빈약했지만, 윈도우즈 2000 + 오피스 2000의 조합은 나름 깔끔해서 유용하게 썼던 기억이다. 회사를 나와서는 사용빈도가 급락해 방치 비슷하게 놔두다가 LCD 고장을 빌미로 페기처분했었다.
전혀 이미지 처럼 밝은 화면이 아니었던 ThinkPad 570E
야인 생활을 하던 내게 2007년 새로운 임무가 부여되니 인수되는 모 개발사의 차장급 PM 자리가 나온 것이다. 입에 풀칠해야 산다고 하기 싫은 일이지만 마지못해 수락하고, 결국은 마음 고생이 피멍나도록 가득해진 뒤에 떠난 바로 그일~! 일종의 이미지 때문에 노트북이 필요했는데, 개발 파워가 약하니 포장으로 프로페셔널함을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전혀 필요업는 기업 인수를 감행한 회사에게 인수되는 이들의 가치를 증명하려면 '나서는' 수 밖에 없었으니... PT라도 모양새 근사하게 노트북 가지고 가서 주절주절 해야 하는 처절함속에서 경제력을 고려하며 마지못해 구입했던 모델이 컴팩의 V3152TU 이다. 셀러론 이란게 무척 마음에 걸렸지만, 써보고 나니 과거의 셀러론과는 다른 코어 아키텍처에 반해버렸던 기억이다. 펜티엄 4 2.8C 데스크탑에서 버벅이던 오피스 2007을 매끄럽게 돌려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역시 보여주기 목적이라는 것은 그다지 의미있는 활용이 아니었는지, 프로젝트를 떠나고 나서 낮은 사용 빈도에 처분되게 된다.
완성도도 높았고, 가정용 컨셉임에도 기업용에 매우 적합했던 컴팩 V3152TU
유행이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넷북 바람을 타고 말았다. 와이브로 가입하면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다는 꾀임에 넘어가 과감하게 '지름'해버린 삼보 HS-103은 모양에서 만족, 성능에서 매우 불만족이란 결과로 곧 교체되어버린다. 들고다닐만한 곳이 따로 없었던 야인이란 환경 요인에 막상 PMP 대용으로 써보자니 여간 애매했던 크기 등등... 아마도 이후에 다시 넷북을 구입한다면 장난감 이상은 결코 아닐 듯 싶다. - 1GB 와 2GB의 성능 차이를 느끼지 못했던 부분과 외부 모니터 연결해 1680 x 1050 해상도에서의 심각한 성능 저하는... 옥션 쇼핑도 힘들었기에 선명하다. -
넷북은 넷북일 뿐 노트북이 아니라는 것을 선명하게 각인시킨 삼보 HS-103
넷북을 처분하면서 아예 데스크탑 다운 것으로 고른 것이 MSI의 VR601X이다. 터모메모리가 빠지고 무선랜이 아데로스 였지만, 기본적으로 산타로사 플랫폼인데다 시원한 화면이 마음에 들었다. 메모리를 960GL 칩셋의 한계치인 3GB로 증설하고 CPU를 T7100으로 교체하여 가격대 성능비에 흡족해 하면서 데스크탑 대용으로 유용하게 사용했었다. 다만 키보드는 용서할 수가 없어서, 이후 노트북 구입에 있어 '키보드 > LCD 해상도 > 성능' 이라는 기준을 각인시킨 점은 큰 약점이었다. 이후에 갑자기 노트북이 추가로 또 생기는 바람에 처분하는데, 미련이 꽤 남는 제품이다.
값싸고 자가 정비에 편리했지만, 최악의 키보드였던 MSI VR601X
자금 부족과 의지박약으로 접었던 매입 사업으로 손에 들어왔던 LG Xnote M1이 지금까지의 최종 노트북으로 자리매김한다. 팔려고 매입했던 것이니 만큼 판매가 목적이었지만, 매입처에서의 클레임 때문에 처리가 늦춰지다 결국 손에 남게되었다. 느린 메모리 리더기 속도와 다소 뿌연 LCD라는 약점도 있었지만 T2500, 지포스 7600Go, 4GB 메모리, SXGA 라는 발매 후 2년여가 흐른 시점에서 비교해보아도 그다지 부족하지 않은 사양 덕분에 아주 흡족하다. 이 모델은 특히 세계 최초의 나파 플랫폼 기반 듀얼코어(즉 센트리노 듀오)라는데 큰 의미가 있기도 하다.
일종의 프로토타잎임에도 정성이 느껴지는 LG Xnote 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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